I'm Loki'd修德記

1.

수 천년 동안 오직 너만이 나를 사랑해줬어, 토르.

오직 너만이 비웃음 대신에 관심을 갖고 나를 바라봐줬지.

그런데, 왜, 다른 사람들은 내버려두고 널 죽이려 하냐고? 

왜냐면 네가 그만뒀기 때문이야...

— Loki Vol. 1 #4


난 단지 살고 싶을 뿐이야. 그저 행복해지길 바라.

아무것도 해주지 않을거라면, 그럼 지금 날 죽여줘. 다시 한번 죽여줘...

그리고 이번엔 내가 진짜로 죽기를 빌어보자고.

— Thor #5


오리지널 로키 별로란 말 취소요. 대부분의 스토리에선 찌질하고 야망에 가득찬 뻔한 빌런인 것 같은데(특히 옛날 코믹스와, 옛날 현재를 막론하고 애니메이션에서. 애니는 저연령 타겟이라 그런가?), 저렇게 심장 떨어뜨리는 대사도 하고 종잡을 수가 없네요. 얘가 몇번 죽었는지 모르겠;지만 가장 최근에 죽을 때, 그러니까 꼬마 로키로 환생하기 직전에-도 유언이 I'm sorry, brother더만. 가슴 아리게시리. 하여간 로키 주인공 코믹스 저건 언제가 되든지 사고 말 거예요. 로키가 통장에 빨대를 꽂았습니다.



2.


이것도 질렀거든요. 정신이 나간 게 틀림없음. 심지어 토르도 갖고 싶어요. 난 망했어. 

로키 피규어 부속품에 재갈 수갑만 없었다면 토르에게까지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을 텐데. 로키 하나만 덜렁 있는데 재갈 수갑 채워서 뭐하겠냐고요. 채워놓고 내가 어색어색할 것 같단 말이다. 그럴 땐 옆에 토르를 세워두면 좋지 않을랑가 하는 마음에서... 

근데 이미 로키 질러놓고 찬찬히 따져보니 발매일까지 7개월 할부라고 생각한다고 해도 월 3만원이 넘는 거라... 토르 추가하면 월 6만원... 어...음... ㅇ<-<



3. 

좀 시간을 두고 토르 다시 보니까 궁니르씬이 왜 잘렸는지 알 것 같아요. 촬영 끝내고 편집을 하려고보니 토르의 캐릭터와 내러티브는 너무나 단순하고 로키 쪽만 깊어서 그대로 다 넣었다간 주인공이 누구인가 헷갈리는 사태가 발생했겠지. 그러니 로키를 단순화시킬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. 그러게 토르 스토리를 잘 좀 쓰지 왜 그 모양으로 써서 멀쩡한 로키까지 그렇게 편집당하게 만든 거냐고요orz

요약을 해놓고 보면 2시간에 못 담을 정도로 큰 얘기도 아닌 것 같은데, 실제로는 충분히 묘사할 시간이 없어서 고속압축전개에 설명성 대사도 좀 눈에 띄고... 감정이입이 안 돼서 로맨스는 뜬금없고 나만 죽이고 끝내라는 대사는 오글거리고;; 참, 그래서 대체 오딘이 토르에게 원했던 건 뭐죠? 진중함? 남을 배려하는 마음?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?(...) ‘성장’이라고 뭉뚱그려 말하고는 있는데 대체 토르가 깨달은 게 무언지 잘 모르겠어요. 어떻게 해서 깨달은 건지도 모르겠고ㅠ



4. 

TOA도 다시 봤어요. (결말 미리니름) 영어 고자라 처음 볼 땐 끝부분 로키의 대사를 "똑같은 상황이 되면 나는 또 그럴 거야(알그림을 죽일 거야)"로 알아들어버렸는데 자막을 보니 "내가 알그림이었어도 똑같이 했을 거야" 였어요... 로키에게는 우울한 엔딩이다 싶긴 했는데 이 정도냐! 꼭 이렇게 애 그늘을 만들어야 되나요ㅠㅠ 시리즈 나오면 좋겠다고 썼는데 어차피 시리즈 만들어져도 TOA서처럼 마냥 장난기있고 귀여운 로키는 보기 힘들지도ㅠㅠ 로키는 왜 미디어믹스 어딜 가나 망루트야ㅠㅠ 우리 로키 좀 행복하게 해달라ㅠㅠ

그냥 꼬마 로키 이야기가 애니화되는 게 좋겠다.

...문제는 꼬마 로키도 작품 내에서나 독자에게서나 언젠가 다시 사악한 로키로 돌아가지 않을까 의심을 받고 있다는 거? 오 제발 그것만은 참아줘요 마블, 착하지만 거짓말과 장난은 밥먹듯이 하는 꼬마신 정도면 충분하잖아orz



5.

그래서 토르2, 형제 관계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는다면 아스가르드 돌아가서 벌 받고 유폐되어 있던 로키가 토르와 친구들만으로 상대하기 버거운 (이왕이면 로키 같은 트릭스터 타입의?) 빌런 때문에 특별 사면되어 형을 비꼬고 으르렁대면서도 도와주는 식의 등장이 가장 쉽게 상상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가 아닌가 싶어요. 물론 로키의 단죄-용서와 형제 사이의 갈등을 이야기 전개를 위해 그렇게 가볍게 해결해버리지는 않았으면 좋겠지만. 진짜 로키 비중 궁금하고 불안해... 난 형제 얘기만 줄창 해도 좋은데! ^_T 영화 자체도 얼만큼 잘 만들어질지 궁금하고요. 전작 스토리가 아쉬웠는데, 2는 좀 나아질까나요. 일단 토르는 성장을 끝마친 상태니 1처럼 이야기가 급하게 내달리지는 않지 않을까! 그 점에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. 로키 비중을 희생한다면 적어도 이야기 완성도라도 높이지 않으면 구워먹으리

라는 얘긴 반대로 완성도가 낮더라도 로키 포텐셜만 폭발한다면 난 닥치고 핥게 될 거란 소리야! 솔직히 난 이야기 완성도보다 캐릭터의 매력이 더 중요한 사람이다! (...)


6.

이쯤 되면 처음 걱정했던 것보단 훨씬 오래갈 것 같다.